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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

"시베리아의 수도는?"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 5일 차(크라스노야르스크~예카테린부르크)

by 여행하는 상자 2026. 2. 27.
오늘의 여행

시베리아의 수도는 어디일까
두근두근 그 이름은 철도복권
놀러 온 군인 녀석들과 전역 환송회
타짜들이 모인 카드놀이
예브게니 그리고 시베리아의 이별
예카테린부르크, 브루스 윌리스 아저씨와 작별

시베리아 횡단열차 오늘의 이동 경로
크라스노야르스크~예카테린부르크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 5일 차

자는 사이 타이가를 지났다.

냉대림을 의미하는 보통명사가 된

도시 이름 '타이가'

 

지질학, 지리학적으로 중요한

오래된 대륙이다 보니

 

지역 이름이 고유명사를 넘어

학술용어가 된 경우가 많다.

 

내일 지나게 될 '페름'도

고생대 페름기의 유래이다.

 

멈추는 기차에 눈을 떴다.

'새로운 시베리아의 도시'

노보시비르스크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노보시비르스크 역 플랫폼시베리아 횡단열차 노보시비르스크 역 역사
민트색 외벽이 인상적인 노보시비르스크 역

 

노보시비르스크 주의 주도이며

시베리아 관구의 본부가 있어

시베리아의 수도라 불린다.

 

러시아 전체에서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이어

세 번째로 인구가 많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노보시비르스크 도시 도로시베리아 횡단열차 노보시비르스크 오비 강
노보시비르스크와 오비 강

 

아침을 먹고 수다 떨고 있는데

'슈퍼 마리오' 차장님이

우리에게 영업을 하러 오셨다.

 

그것은 바로 철도복권!

우리도 100 루블 내고 도전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슈퍼 마리오 차장님시베리아 횡단열차 철도 복권 로또
한국에 돌아와서 확인을 하니 낙첨..

 

아까 컵라면에 물을 부어 두고

여태껏 잠자다 일어난

브루스 윌리스 아저씨가

 

한 시간도 넘게 불려 둔 컵라면을

우리도 맛보겠냐고 한다.

 

우리는 기겁하고,

기겁하는 우릴 보고

2층에서 예브게니도 터진다.

 

그나저나 왜 농심에서 만든 컵라면은

이름이 왜 '돈산'일까.

시베리아 횡단열차 팔도 도시락 컵라면 짝퉁 농심 돈산예브게니가 들고 있는 나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
불어버린 라면, 정의란 무엇인가.

 

바라빈스크에서 30분간 정차했다.

내려서 사진을 찍으며

노점에서 과일도 좀 살까 했지만

매점에서 물만 샀다.

 

러시아는 생수가 대부분 탄산수라

일반 생수를 사려면 잘 봐야 한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바라빈스크 역 매점시베리아 횡단열차 바라빈스크 역 기관차시베리아 횡단열차 바라빈스크 역 예브게니 차장님 수다시베리아 횡단열차 바라빈스크 역 매점에서 산 물
친구와 예브게니, 차장님과 함께 바람쐬기

 

바라빈스크를 떠나

두 시간쯤 지났다.

 

타타르스카야 역에서는

정차를 하지 않지만

 

 맞은편에서 오는 열차와

교행하기 위해

잠시 측선으로 빠진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타타르스카야 역시베리아 횡단열차 타타르스카야 역 교행
민트천국 겨울지옥

 

늦은 오후 날이 어둑어둑해지자

극동부터 함께 온 군인 녀석들이

오늘따라 더 흥겹고 시끄럽다.

 

결국 몇 녀석이 취기가 올랐는지

우리 칸으로 놀러 온다.

 

자기들끼리 더 신나서

도통 알 수 없는 구호를 외친다.

 

"로띠빠띠요!"

 

여행을 정리하는

현시점에서 추측해 보면

 

로디나! 빠르띠야!

(Родина! Партия!)가

아니었을까 싶다.

 

뜻은 '조국! 당!'

소.. 소련스럽다..

 

군인 녀석 중에서도

제일 신난 까불이 녀석은

 

엄지와 새끼손가락만 편 채

엄지를 무는 제스처를 하는데

그 행동은 딱 봐도 뭔지 알겠다.

 

"한잔 해."

시베리아 횡단열차 군인 녀석시베리아 횡단열차 군인 녀석들
(우측 사진 시계방향) 나, 까불이, 멧 데이먼, 수줍이, 예브게니, 친구

 

옴스크에 도착해서야

이 녀석들이 왜 이리 흥겨웠는지

알게 되었다.

 

전역 후,

각자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함께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중에

까불이와 여기서 헤어지나 보다.

 

녀석의 여자친구가 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한바탕 시끌벅적 환송을 해준다.

 

우리도 함께 내려

그 시간을 공유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옴스크 역시베리아 횡단열차 전역 환송
옴스크에서 하차하는 전역자 까불이

 

우리가 하고 있는 이별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어느새 우리는

우랄 관구로 들어와 있었다.

시베리아와도 작별한 것이다.

 

이심 역에 도착하자
예브게니가 매점에 가더니

소시지와 빵을 사 왔다.

 

세 시간 반 후에 도착하는

튜멘에서 내리기 전에

 

마지막으로 함께

식사를 하자고 한다.

어느새 기차에서 정이 들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이심 역 브루스 윌리스 아저씨시베리아 횡단열차 예브게니와 함께
브루스 윌리스 아저씨의 반팔 패기(좌), 예브게니가 준비한 이별 만찬(우)

 

전역하는 까불이를

배웅했던 옴스크에서

내 앞이자 예브게니 아래 자리에

털보 아저씨가 탔다.

 

아저씨는 타타르족이라

자신을 소개한다.

 

주변 칸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우리 칸으로 놀러 와서

함께 카드놀이를 했다.

 

어릴 적 하던 원카드와 비슷해 보여

우리도 껴 보려고 했지만

세부 규칙을 설명해 줘도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다.

 

우리는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

 

보드카 기절 잠을 지속하던

브루스 윌리스 아저씨가

어느새 웃음소리에 일어나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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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횡단열차 카드놀이1시베리아 횡단열차 카드놀이2시베리아 횡단열차 카드놀이3
동작 그만 밑장빼기냐

 

극동에서 시베리아를 거치는 동안

느릿느릿 달리던 기차는

 

우랄 지역으로 접어든

어느 시점부터 빠르게 달린다.

 

작은 역이 드물고

큰 도시 위주로 급행처럼 몰아친다.

 

쿵쿵거리는 열차 속에서

사진도 심하게 요동친다.

 

웃고 떠들다 보니

어느새 튜멘에 도착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튜멘 역
어두운 밤, 한산한 튜멘 역 매표소

 

예브게니와 이제 작별이다.

 

내리기 직전 네 개의 폰 중

노키아 폰이 사라져

열심히 찾아봤지만

결국은 포기하고 우리와 인사했다.

 

늦은 밤, 어느새 잠들어 있던 틈에

주변이 소란스럽다.

 

예카테린부르크에 도착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예카테린부르크 역
예카테린부르크 역

 

극동의 치타에서부터 함께한

브루스 윌리스 아저씨와 작별이다.

오늘 탄 앞자리 털보 아저씨도.

 

잠깐 사이에 거짓말처럼

카드놀이 사진에 있는

모두가 사라졌다.

 

군인 녀석들 중 수줍이도

우리와 인사한다.

 

우리가 외지인, 외국인인데

현지인들을 차차 떠나보내려니

허전한 마음이 복잡 미묘하다.

 

어디서든 다들 행복하길.

시베리아 횡단열차 이별
안녕!

 

우리도 다시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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