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여행
일주일 연가 내고 시베리아 횡단 도전
맨땅에 헤딩 여행 준비
블라디보스토크 도착 주변 산책
숙소 못 찾고 미아 신세
숙소 도착 및 여행 점검

쉬지 않고 한 해를 달려왔다.
어느새 연말.
한 해를 거의 쉬지 못했으니,
일주일간 연가를 내고 싶다고
회사에 말씀드리고 결재를 받았다.
인생에서 언제 다시
일주일을 쉴 수 있을지 모르니
어디 멀리 가보고 싶다.
캄차카 반도.. 페로 제도..
여행지를 고민하던 중
음악이 귀에 꽂힌다.
"I follow the Moskva,
Down to Gorky Park..."
스콜피온즈의 윈드 오브 체인지.
뇌리에 느낌표가 선다.
이거다.

동네친구에게 전화를 해서는
무작정 물었다.
"러시아 갈래?"
"응?"
"시베리아 횡단하자."
"그래!"
그렇게 즉흥적으로 결정했다.
우린 시베리아로 간다.
준비할 시간이 별로 없다.
다짜고짜 러시아 대사관에 전화해서
외국인 거주지 등록을 문의하고,
무작정 키릴 문자를 외우고,
은행에 가서 환전을 하고,
항공편과 열차편을 예약한다.


다행히도 무비자 입국 허용으로
기존의 매우 복잡한 비자 발급 과정은
피할 수 있게 되었다.
통신이 불안정한 상황에 대비해
러시아어 회화 책도 사고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의 지도,
각종 지리 정보만 해도
수십 장을 인쇄해
구식 여행에도 대비했다.






에라 모르겠다.
죽지는 않겠지.


곧 크리스마스 시즌,
사람들로 공항이 북적인다.
나도 설렌다.
수속을 마쳤다.
우리가 탑승할 비행기가
창 밖으로 보인다.

곧 비행기가 이륙하고
서울이 내려다 보이며
우리의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비행기로 3시간, 참 가까운 곳이다.
이토록 지근거리에
너무나도 다른 나라가 있는데
의식하지 않고 살아온 것이
오히려 신기할 따름이다.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
비행기가 착륙을 하니
승객들이 자연스럽게
박수를 치며 환호한다.
살아서 도착했다는 의미일까.
러시아 사람들의 문화가 유쾌했다.

러시아의 이미지가 폐쇄적이라 그런지
출입국 심사에서 괜히 걱정이 든다.
(그리고.. 춥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한국 여권을 보자 까다롭게 굴지 않는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대합실로 나오자
친구가 라이터를 새로 사야겠단다.
그런데 공항 편의점 직원이 영어를 모른다.
와이파이를 찾고 검색을 했다.
아.. 아..?
러시아어로 라이터는 Зажигалка.
차마.. 우리말로 못 적겠다.
그렇게 입국하자마자
러시아 직원에게 비속어를 내뱉으며
여행을 시작했다.


공항철도가 자주 운행하지 않는다지만
항공편 도착시간과 잘 맞아 운이 좋았다.
한 시간쯤 달려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
벌써 밤이다.
내일 아침 열차를 타기 위해
숙소로 가야 하지만,
이 시간을 그냥 보내기 아쉽다.
블라디보스토크 역 인근이
시의 중심부인지라,
몇 걸음 걷자 혁명전사광장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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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화가인 아르바트 거리는
밤이라 이미 고요하다.
더 늦기 전에 숙소로 가서
내일을 정비해야겠다.
숙소 건물을 찾았는데 입구가 많다.
가장 큰 문에서 초인종을 눌렀더니
매우.. 범죄의 기운이 느껴지는
사람들이 나온다.
여긴 아닌가 봐..
결국 지나는 행인에게
손짓발짓 물어물어 찾았다.

게스트하우스에는 조용한 길과 달리
여행자가 생각보다 많았다.
모스크바까지 열차를 탄다고 하니
쌍따봉을 날려준다.
마지막 정비를 하고 잠자리에 든다.
내일은 도보로 도시를 둘러보고
오전 11시경 열차에 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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