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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이야기: 알아두면 쓸데 있는 날씨 잡학사전

지긋지긋 미세먼지 도대체 언제까지

by 여행하는 상자 2026. 3. 17.

샤워하고 방에 가만히 있는데도 밀가루 공장에 와 있는 듯합니다.
바로 미세먼지 때문인데요. 가루가 온 세상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느낌입니다.
목구멍 저 안쪽에도 코와 입에도, 이물감이 가득합니다.
 

환경부 미세먼지 농도
환경부 미세먼지 농도

 
국외 유입이냐 국내 정체냐, 농도가 얼마나 되느냐보다 우리가 더 궁금한 게 있죠.
이 지긋지긋한 미세먼지는 도대체 언제까지 이어지나.
 
그걸 알려면 미세먼지 농도가 왜 높아지는지 알아야겠죠?
사실 별로 어렵지 않아요. 비유해 볼까요.
 
주방에서 밀가루가 날려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뿌옇게 되었다고 해 볼게요.
어떻게 하면 이 뿌연 상태가 유지될까요.
또는 어떻게 하면 빨리 환기가 될까요.
 
당연히 창문을 닫고 버티는 것이 밀가루 지옥을 유지하는 길일 테고,
창문을 열고 바깥의 맑은 공기로 환기하는 것이 뿌연 실내를 정화하는 방법이겠죠.
또 창문을 연다 해도 집 안쪽의 환기가 가장 힘들고, 창가일수록 쉬울 테고요.
 
대기 중의 미세먼지도 마찬가지입니다.
공기가 정체되어 있을 때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고, 공기가 빠르게 교체될 때 깨끗해지죠.
대기가 안정된 고기압 내부는 위 비유에서 집, 저기압과의 경계인 가장자리 부분을 창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지금 우리나라는 고기압 내부에 있는 걸까요?
 

16일 저녁 지상 일기도
16일 저녁

 
와우! 3월 16일 현재 우리나라는 완벽하게 고기압이라는 집 내부에 들어 있습니다.
심지어 봄이 오면서 육지가 바다보다 빠르게 따뜻해지기 시작해,
차가운 바다 위로 눌어붙은 국지적인 고기압이 더 강해져요.
 
그래서 서해로 방이 하나, 동해로도 방이 하나 있죠.
전체적으로도 집 안에 있는데, 다시 두 방 사이에 끼인 복도가 되어버린 우리나라... 환기는 포기해야겠습니다.
 
그러면 환기 창문인 고기압의 가장자리는 어디에 있죠?
저기압이 우리나라 북서쪽 저 멀리 몽골 동부에 있어서 그 경계는 요동반도 북서쪽에 있네요.
그리고 우리나라 남서쪽으로도 보라색 강수구역이 보입니다.
그 구역의 서쪽의 일기도 밖에서 저기압이 다가오고 있거든요.
 
다가오는 두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남북으로 나뉘어 통과합니다.
그러면 저기압과의 사이에 있는 창문이 한번 열리고,
다시 한번 저기압 뒤에 숨은 고기압이 내려오며 그 가장자리에서 '창문'이 강하게 열립니다.
 
그때 바로 미세먼지가 해소되겠죠.
그렇다면 그 무렵이 언제일까요.
 

17일 아침 지상일기도17일 저녁 지상 일기도18일 아침 지상 일기도
17일 아침, 17일 저녁, 18일 아침

 
3월 17일까지는 고기압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니 미세먼지가 계속 심하겠네요.
 
3월 18일로 넘어가면서 비로소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우리나라 남쪽과 북쪽으로 나뉜 저기압이 지나지만,
우리나라 부근에서 등압선이 조밀하지 않은 걸 보니 바람이 강하지 못하겠네요.
그러면 창문이 제대로 열린 게 아니겠죠.
 
느슨해진 등압선에 긴장감을 줄 조밀한 등압선(=강한 바람)은 18일 아침에도 아직 우리나라 북서쪽 요동반도에 있습니다.
 

18일 저녁 지상 일기도
18일 저녁

 
3월 18일 저녁이 되니 드디어 저기압이 우리나라 동쪽으로 빠져나가고
고기압 가장자리의 조밀한 등압선 지역이 한반도로 다가오며 바람이 강해집니다.
북풍이 불면서 그동안 버텨온 미세먼지를 남쪽으로 밀어내겠네요.
 
남부지방은 3월 18일 아침부터 비가 오기 시작하니, 조금 먼저 미세먼지가 나아지겠지만
중부지방은 18일 오후 늦게나 저녁까지 기다려야겠네요.
 
며칠도 기다렸는데 그 정도야 할 수 있죠. 박수 세 번 시작 짝짝짝.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