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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이야기: 알아두면 쓸데 있는 날씨 잡학사전

경칩? 기상학자처럼 일기도 읽기! 500hPa 기압골이 가져올 주말 날씨 총정리

by 여행하는 상자 2026. 3. 4.

안녕하세요. 여행하는 상자입니다.
 
이제 겨울은 끝나 가지만, 봄으로의 계절 교체기 날씨가 또 만만치 않죠.
내일이면 겨울잠 자던 개구리가 깨어나는 경칩이라지만
기온이 조금 올라갔다고 해도 봄바람도 많이 불고, 상대적으로 가벼워진 옷차림 때문에 왠지 더 춥게 느껴지기도 해요.
 
휴일에 즐겁게 여행이나 산책을 나가면 좋겠지만,
이번 주말에도 다시 한번 궂은 날씨가 우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날씨의 흐름을 일기도 그림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3월 4일 수요일 아침 9시 지상일기도
3월 4일 수요일 아침 9시 지상일기도

 
오늘 4일 수요일 아침의 일기도의 기압계 배치를 보실까요.
 
우리나라 북서쪽에 고기압이, 일본 남동쪽에는 저기압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겨울이라면 우리나라 북서쪽으로 확장한 대륙 시베리아고기압의 가장자리에서 강한 북풍(파란 화살표)이 불겠지만, 겨울만큼 찬 공기가 강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륙고기압도 시원찮네요.
 
고기압이 힘을 쓰지 못하다 보니 등압선의 간격(빨간 화살표)이 넓어요.
지형에 비유하자면 경사가 급하지 않고 완만한 거죠.
그렇게 경사가 완만하면 공이 빠르게 굴러 떨어지지 못하고 느리게 굴러가겠죠.
같은 원리로 바람도 약해집니다.
바람이 강하지 않은 좋은 날씨였죠.

3월 4일 수요일 아침 9시 천리안 위성 사진
3월 4일 수요일 아침 9시 천리안 위성 사진

 
또한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날씨도 맑았습니다.
천리안 위성 사진을 보시면 우리나라에는 구름 없이 맑은 날씨예요.
붉은색은 낮은 구름이 잘 보이도록, 푸른색은 높은 구름이 잘 보이도록 합성해 둔 사진입니다.
 
그럼 이번 주말까지 날씨가 쭉 좋을까요?
음... 고기압 서쪽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어요.
몽골 남쪽, 중국 내륙에서 우리나라를 향해 저기압이 다가오고 있거든요.

3월 4일 수요일 아침 9시 지상일기도
3월 4일 수요일 아침 9시 지상일기도

 
요 녀석이 점차 발달을 할지, 다가오며 약화될지를 알아야겠죠.
그것을 알고 싶으면 조금은 높은 곳, 약 5~6km 상공의 500hPa(헥토파스칼) 자료를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우리가 살고 있으며, 모든 기상현상이 벌어지는 '대류권'의 상단 고도(권계면)인 약 10~12킬로미터의 딱 중간이 500hPa!
그래서 대기의 평균적 흐름을 알 수 있거든요.

3월 4일 수요일 아침 9시 500hPa 일기도
3월 4일 수요일 아침 9시 500hPa 일기도

 
이 누런 녀석이 500hPa 일기도입니다.
복잡해 보이는 빨간 선과 숫자, 검은 선과 숫자도 보이고 황색 범주도 보이죠.
그리고 제가 그어 둔 두 개의 막대기도 보입니다.
 
복잡해 보이시나요? 사실은 간단해요. 
설명을 들으시면 여러분도 금방 전문가가 될 수 있답니다.
 
검은 선과 숫자는 고도(높이), 빨간 선과 숫자는 기온이에요.
산의 고도와 온도라고 생각해 보시면 간단해지죠.
 
잠시 이해할 것이 있어요.
지구의 공기는 어디가 가장 덥죠? 적도죠. 가장 추운 곳은? 극지방이죠.
적도의 공기가 가장 따뜻해서 팽창하니까 높고▲
극지방은 추워서 쪼그라드니까 낮아요▼
따라서 대기 전체의 평균적 움직임을 유추할 수 있는 500hPa의 일기도를 보면
자연스럽게 적도지방이 고기압, 극지방은 저기압이 됩니다.
 
산이 있으면 능선도 있고 계곡도 있겠죠?
적도 쪽에서 극 쪽으로 불룩하게 배를 내민 곳은 산의 능선과 마찬가지로 기압능이라 부르고,
극 쪽에서 적도 쪽으로 움푹하게 밀려 들어온 곳은 산의 계곡에 해당되며 기압골이라 부릅니다.
이 기압골이 바로 제가 표시한 검은 막대기가 위치한 곳이에요.
 
또 하나!
바람은 상층과 지상 중 어디가 더 강할까요?
당연히 마찰력이 작은 상층의 바람이 더 강하겠죠.
따라서 대기 중상층의 기압계는 대기 하층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상층의 기압골(막대기)이 우리나라 쪽으로 다가오면
지상의 기압골이나 저기압을 만들기도 하고 더 발달시키기도 해요.
 
마지막으로 일기도의 노란색이 있는 지역은 돌아버린 곳(?)인데요.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고 싶은 성향이 강한 구역이에요.
학교에서 배운 내용 기억나시나요? 반시계 방향 회전이라면 바로 저기압에 해당하죠.
따라서 기압골의 구역과 잘 일치하게 됩니다.
 
위 그림에서 보시면 500hPa의 기압골이 우리나라로 다가와,
지상의 저기압을 뒤에서 그네 밀어주듯 발달시키고, 5일 목요일에는 전국에 비가 오겠네요.
참고로 지상일기도의 보라색 구역이 강수 구역이고, 강수의 강도가 강할수록 연두색, 노란색, 붉은색으로 짙어집니다.

3월 5일 목요일 밤 500헥토파스칼 일기도3월 5일 목요일 밤 지상 일기도
3월 5일 목요일 밤
3월 6일 금요일 아침 500헥토파스칼 일기도3월 6일 금요일 아침 지상 일기도
3월 6일 금요일 아침

 
다음날인 6일 금요일 아침이 되면 동해상에서 저기압이 체계적으로 갖춰지고 강해지면서
반시계 방향의 회전이 한반도 동쪽의 태백산맥에 부딪혀 강한 바람이 지형을 타고 상승하여 궂은 날씨가 되겠습니다.
 
특히 시스템이 잘 갖춰진 이 저기압으로 인해 5일 목요일과 6일 금요일 사이에는 강원영동과 산간으로 눈이 많이 올 것 같네요.
 
그럼 이 날씨는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위 일기도에서 보듯이 6일 금요일이면 동해안을 제외한 전국이 비에서는 해방되겠지만 아직 끝이 아니랍니다.

3월 7일 토요일 아침 9시 지상일기도
3월 7일 토요일 아침 9시 지상일기도

 
7일 토요일 아침의 일기도예요.
화살표의 길이를 맨 처음 본 일기도와 비교해 보시면
같은 화살표 크기 안에 많은 등압선이 들어 있는 게 보일 거예요.
산으로 치자면 경사가 급해서 공이 마구 굴러 떨어지는 지역에 해당되는 것이죠.
 
그러면 비가 그친 뒤에서는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실제 기온보다 춥게 느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기압의 중심이 일본 방향으로 물러났다고 해도 아직 우리나라는 그 가장자리에서 북동풍의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동해안으로는 나쁜 날씨가 될 수 있어요.

3월 7일 토요일 아침 9시 지상일기도
3월 7일 토요일 아침 9시 지상일기도

 
하지만 여러분 이미 눈치채셨듯이 겨울이 물러가고 있기 때문에 대륙의 찬 고기압의 힘이 많이 빠졌어요.
그래서 찬 공기가 밀고 내려오는 힘이 약합니다. 7일 토요일 오후를 지나며 날은 점차 풀리겠습니다.
8일 일요일 아침이 되면 고기압의 중심이 우리나라 서해로 남하하고 등압선 간격도 느슨해지면서 주말의 꽃샘추위는 마무리되겠습니다. 

3월 8일 일요일 아침 9시 지상일기도
3월 8일 일요일 아침 9시 지상일기도

 
그러면 바로 막 따듯해질까요?
그렇지는 않아요. 겨울이 약해졌다고 했지 끝났다고는 안 했죠.
 
바로 이어 9일 월요일 아침이 되면 고기압(★) 하나가 다시 내려오기 때문에
기온이 포근할 만큼 크게는 오르지는 못할 거예요.
 
궂은 날씨의 주말이 될 것 같습니다. 눈 구경 가실 분은 강원도로 가시면 되겠고, 다른 야외활동 하실 분도 토요일까지는 바람이 많이 불 테니 옷 따뜻하게 입으시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말도 모두 잘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