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로
원주
횡성
평창
강릉
2015년 10월 5일 월요일

오랫동안 꿈꿔왔던
스쿠터 전국 여행을 시작한다.
딱히 목적지는 없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여행'의 정의는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이지만,
한자를 들여다보면
나그네를 뜻하는 旅와
길 또는 이동을 의미하는
行의 조합이다.

여행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의 인생관과
매우 관련 깊다.
머나먼 목적지로 향하는 내내
거친 길 위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꽤나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 길을 이겨낼 수도, 회피할 수도,
즐겨버릴 수도 있다.
목적지가 뚜렷한
'관광'을 선호하는 사람은
결과와 보상을 지향하는
삶을 살고 있을 것이고,
치유 및 휴식을 위한
'휴양'을 즐기는 사람은
고요하고 따뜻하며
아기자기한 삶을 원할 것이다.
만약 당신이 발길의 방향에
융통성을 부여하여
여정을 중시한
'여행'을 사랑한다면,
역시 인생에서도
결과보다는 과정을 살피며
살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 그래서 그런 사고로
삶을 바라보고 있고,
아무렇게나 닿는 곳에
있을 것이며,
그곳에 있음에 행복해하고
그 순간을 호흡하고 싶다.
그래서 떠난다.
가을, 더 일찍 시작하고 싶었지만,
예보기술발표회를 준비하느라
조금 미뤄졌다.

두렵고 흥분되고 기대된다.
역시 멍청한 짓을 해야
살아있는 기분이 든다.

"네가 가다 분명 돌아오지."
아들이 못 미더운 어머니의
배웅을 뒤로하고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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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와 이별한 후,
햇볕을 한껏 느끼며 달려 본다.




따뜻한 가을 날씨에
기분 좋게 경관을 둘러보다,
첫 번째 난관에 봉착했다.
아 맞다.
나 강원도 살지...


스쿠터의 생명 연장을 위해
10km/h로 살살살 기어가듯
산을 오른다..
제발 버텨줘..
하지만 생각보다 스쿠터는 강했다.
차라리 여행의 시작에서 이렇게
안정성 실험이 진행된 점(?)이
다행이다.
그리고.. 산을 넘으면, 대활강이다.
그리하여 횡성을 지나고,
평창아 반가워!


평창의 관문은
이효석의 작품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인 봉평이다.


시기가 시기이니 만큼
고랭지 배추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평창.

드디어 태백산맥을 넘는
영동의 관문,
대관령이다.



강릉이 훤히 내려다 보이니
가슴이 뻥 뚫리며,
출발하길 잘했다는
뿌듯함이 터져 나온다.
뭐라 형언하기가 어렵다.

오랜 시간 가슴속에 담아
미뤄 두었던 여행을 시작하니
꿈만 같다.
매번 고개를 넘을 때면
멀리 보이는 정상을
더 가까이 보고 싶지만,
막상 오르고 나면
정상은 사라지고
저만치 발아래 세상이 보였다.
집 나간 영혼이 돌아오는 기분.
행복하다.
📣 다음 날 이어보기 📣
50cc 스쿠터로 전국 여행하기 2일 차(강릉~삼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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